사는 이야기/토담집수행이야기

토담집 앞에 있는 단풍나무로부터 삶의 지혜를 배우다.

성재모동충하초 2011. 11. 5. 17:43

2011년 11월 5일 토요일 흐림

   오늘 비가 많이 온다고 하여 임천초등학교 동기들이 춘천으로 나드리를 한다고 하였는데 모임을 다음으로 미룬다는 회장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집에서 동충하초를 접종하고 오후에는 토담집 앞에 있는 평상에 앉아 나무를 보면서 사는 지혜를 배웠다. 여름에 그렇게 왕성하게 자라고 잎으로 앞을 볼 수 없었는데 겨울을 맞이하기 위하여 잎을 전부 떠나보내고 지금은 줄기만 남았다. 추운 겨울을 지탱하기 위하여 나무도 자랐지만 영양분을 골고루 분산시키어 추운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였으리라 본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 인 것 같다. 혈기가 왕성한 젊은 시절에는 그 혈기를 이용하여 부지런히 정진을 하면 늙어서 평안하게 생활을 할 수 있지만 젊음을 허성세월로 보내면 늙어서 어러움을 닥치리라 본다. 늙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의 마음과 몸은 가득히 채우는 것만이 좋은 것은 아니라고 본다. 요사이 동충하초의 삶은 어떻게 든지 비우는 마음과 몸을 유지하려고 한다. 몸과 마음을 비우어야 많이 새로운 것이 들어오고 받아 드릴 수 있는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삶을 살아오면서 아는 것을 모르는 사람에게 알려 주고 싶어 안달이 날 정도로 전부 내어 보내고 비게 만들었다. 그러면 그전보다 더 좋은 아이디어 생기고 그 아이디어에 따라 더 좋은 것을 얻을 수 있음을 알고 이제까지 살아왔다. 그래서 나와 친한 사람들은 당신은 바보가 아니냐라고 말을 한다.

   토담집 앞에 있는 나무도 지금은 아주 간결하게 겨울을 보내면서 내년에는 우성하게 자라기 위하여 모든 것을 버리는 것일 것이다. 이 나무를 보면서 어떻게 하면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버리고 갈 수 있는 가를 생각하여 보았다. 마음을 비우는 것은 다시 말하면 더 좋은 것을 채우는 작업이다. 오늘 나무를 보면서 좋은 삶의 지혜를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