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쉬텍/머쉬텍동충하초연구소

새로 만든 다리가 머쉬텍을 돋보이게 한다.

성재모동충하초 2016. 12. 20. 04:28

새로 만든 다리가 머쉬텍을 돋보이게 한다.

2016 12 20. 오늘은 화요일 어떠한 경우에도 화를 내지 말고 차분한 마음으로 즐겁게 보내어야 할 날입니다. 오늘 또 하루를 선물로 받았네요지난봄부터 시작한 다리공사가 완료되어 다리에서도 선명하게 머쉬텍동충하초연구소를 볼 수 있게끔 되었다. 오래 기다린 보람이 있어 하나씩 하나씩 좋아지는 것을 보면서 국가에 대하여 언제나 고마움을 가지게 되고 앞으로 국가를 위하여 어떻게 나이가 들었어도 무엇을 하여야 되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고시리 마을을 잘 설명한 이번 고대투데이에 글을 쓴 박미경작가의 <길을 잃어도 두렵지 않은 까닭>과 함께 확 트인 다리에 본 머쉬텍동충하초연구소 사진을 올려놓고 걸림이 없고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려고 한다. 언제나 성원을 하여 주시어 고맙고 고맙습니다오늘도 좋은 날좋은 사람과 좋은 일이 펼쳐지시기 바랍니다.

길을 잃어도 두렵지 않은 까닭

그는 지금 강원도 횡성에 산다. 청일면 고시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에서 예쁜 노부부가 살던, 한 폭의 동양화 같은 마을이 바로 그곳이다. 그가 고시리와 인연을 맺은 건 1996년의 일이다. 버섯을 연구하던 제자 하나가 그 땅을 소개하면서, 땅을 함께 구입해 버섯을 길러보자고 제안해왔다. 동충하초에 첫눈에 반했듯 그 터에도 한눈에 마음을 빼앗겼다. 평일엔 강의를 하고 주말엔 농사를 짓는 이중생활이 그 때부터 시작됐다. 개인사정으로 제자가 그곳을 떠난 뒤에도 그는 남아 그 땅을 지켰다. 돈이 생길 때마다 버섯 재배공간을 조금씩 늘려가면서, 오래도록 간직해온 농부의 꿈을 서서히 완성해갔다.

횡성으로 아예 옮겨온 건 2009년 정년퇴임을 하면서예요. 뒤에는 산이 있고, 앞에는 뜰과 내가 있어요. 눈앞으론 눈높이에 딱 맞는 산이 또 하나 펼쳐져 있고요. 하늘에서 보면 동네가 하나의 연꽃 같아요.”

그토록 아름다운 곳에 살면서, 그토록 하고 싶던 농사와 연구를 함께하며 산다. ‘이보다 행복할 순 없다는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시골로 내려간 후로 그는 더 이상 차를 몰지 않는다. 조금 불편하지만 많이 풍요롭다. 읍내에서 집에 이르는 육십 리길을 버스로 다니면서, 풍경도 보고 사람도 사귄다. 그 시간이 그는 참 좋다. 삶은 점점 검소해지고, 그는 점점 겸손해진다.

동충하초 자실체가 굉장히 작아요. 때문에 번데기 동충하초에서 균주를 분리하려면, 서두르지 말고 정신을 집중해야 해요. 천천히 그러나 굳건하게 몸과 마음을 다해야 하죠. 인디언이 쓴 책에서 읽은 건데, 그들은 사냥을 하다 길을 잃으면 가만히 눈을 감고 명상을 한다고 해요. 그러고 나서 눈을 뜨면 눈앞의 늑대가 길을 찾아주고 사라진다는 거예요. 그 늑대를 길잡이 늑대라고 부르는데, 그 늑대는 정직하고 성실하고 검소하고 겸손하게 생활하는 사람에게만 나타난대요. 그 네 가지 덕목은 동충하초가 내게 가르쳐준 것들이기도 해요.”

그에겐 동충하초가 길잡이 늑대인 셈이다. 그 늑대를 만나려면 주저 없이 길을 나서야 한다. 그리고 기꺼이 길을 잃어야 한다. 검소와 겸손의 배낭을 어깨에 메고, 그처럼 가볍게 길을 나서고 싶다.